매일매일 발전일지

07. 적당한 휴식은 곧 삶의 원동력

한소희DE 2021. 6. 14. 07:15

 

자매끼리 간 첫 여행, 속초에 다녀왔다.

 


 

첫째 날, 사근진 해변에서 올해 첫 바다를 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속초를 가려면, 강릉을 경유해야 한다.

강릉 또한 관광의 도시, 그저 경유만 하기에는 아쉬워 첫날은 강릉에서 서너 시간 머물기로 했다.

 

아침부터 강릉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이라는 돌체테리아(이집 휘낭시에가 너무 유명해, 일명 돌낭시에라고도 불린다.) 빵을 예약하고, 픽업과 동시에 사근진 해변엘 갔다.

 

유명한 큰 바위 앞에서, 빌려 온 피크닉세트를 세팅한 뒤 사진을 많이 찍었다.

처음에는 구도가 이상해서, 소인국에 놀러 온 거인 같았지만 이내 각도를 다잡고 나름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은 뒤,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으로 돌체테리아 빵을 먹었다. 모든 빵이 자극적이어서 식사 같진 않았지만,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은 맛이었다.


해변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의 어릴 적 모습이 생각났다. 우리도 저렇게 놀았었는데, 싶으며 격세지감을 느끼던 와중, 사방에서 꽹과리 소리와 북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마을 잔치가 열린 줄로만 알며, 동생과 웃고 떠들던 도중, 웬 여성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그곳을 보니, 어린 아이가 부채를 들고 혼이 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알고 보니 우리 바로 뒤에서 무속적 행위를 하고 있던 것.

 

순간 너무 놀라고 무섭고 당황했던 나머지, 황급히 짐을 싸고 나왔다. 사람많은 대낮 관광지에서 그런 광경을 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당황했지만 때마침 속초로 넘어갈 시간이 되어 택시를 타고 빠져나왔다.

 


속초는 강릉에서 1시간 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내리자마자 중앙시장에서 장을 봐(늦은 시간이라 가게가 모두 문닫았을까 걱정했지만, 유명한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다행히 열려있었다.), 별장으로 넘어갔다.

 

티비 시청과 동시에 식사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굳이 2층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거실 소파에서 잠을 잤는데도, 피곤했던지라 등이 배기는 줄도 모른 채 잠이 들었다. 배가 아주 불러서 더 잠이 잘 왔던 것 같다.

 

동생과 나는 여행 스타일이 매우 달랐기에(나는 여행의 이유가 힐링 그리고 쉼이라는 주의고, 동생은 체계적으로 계획해 하루를 알차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중간중간 삐그덕 대기도 했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가며 맞춰갔던 하루였다.

 


 

둘째 날, 대한민국이 이렇게 예뻤구나 ! (feat. 설악산)

 

오늘은 대망의 설악산을 가는 날이다. 비록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심산이었지만 복장만큼은 비장하게 착용했다.

 

비가 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하늘은 맑았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덕분에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아, 별 기다림 없이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사실 케이블카 타기 전에 조금 무서웠지만, 3살도 채 되어 보이지 않는 아기가 타는 걸 보고,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낌과 동시에 즐겁게 케이블카를 탔다.

 

올라오면 바로 권금성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높이 등반을 해야 했었다. (그래 봤자 15여분이었지만 말이다.) 피곤하고 숨이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그 기분을 싫어해서 올라가고 싶지 않았지만, 꼭 가봐야 한다는 동생의 말에 꾸역꾸역 올라갔다.


올라가자마자, 나는 '올라오길 참 잘했다' 싶었다. 깎은 듯 정교한 절리와 그 틈새 자리잡은 소나무가 말 그대로 절경이었다. 우측을 돌아보면 풍파가 빚은 기암괴석이 우릴 반겼다.

 

자칫하면 미끄러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는 절벽이었지만 무서움을 무릅쓰고 한 발 한 발 걸어가보았다. 바람이 거세서, 바위 끝으로 갈 때마다 손 끝에 땀방울이 맺혔다.

 

동생은 무섭지도 않다는 듯 절벽 근처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나는 그 아일 헐레벌떡 만류하기에 급급했다. 그렇다. 겁쟁이인 나는 참 많이 무서웠던 것이다.

 

동생한테 핀잔 한 소리 듣고, 동생 사진을 찍어주었다. 한장 한 장 찍다 보니 무서움이 조금은 가셨다. 이내 우리는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앉아서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맞았다. 말 그대로 '산 끝에 구름이 걸린' 그 모습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이다.

 


내려오는 길, 우리의 최애 바나나스플릿맛 구슬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고, 밥을 먹기 위해 아바이마을로 향했다. 갯배를 타고 들어가, 유명하다는 단천식당엘 갔다.

 

모둠 순대를 하나 시켜 먹다가, 순대 간이 짭짤해서 밥 한 공기를 주문했다.(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어서 한 공기만 주문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국물과 밑반찬을 챙겨주셨다. 아무래도 돈이 없어서 순대 하나 시켜 밥 한 공기를 나눠 먹는 젊은 여행객으로 보인 듯했다.

 

감사하지만 웃기고 민망한 상황이었고 배가 불러 도저히 더 먹지 못할 것 같았는데, 사장님의 성의를 보아 욱여넣을 수밖에 없었다. 식당을 나왔는데도, 이 상황이 어이없고 웃겨 엄마한테 전화해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우리는, 어김없이 중앙시장에 들러 저녁때 먹을 먹거리를 이것저것 사 들고는 별장으로 갔다. 예상치 못했던 흥부 한과의 한과+무 조청을 구매하기도 했다.

 

 


 

밥 먹기 전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바로 앞에 있는 등대 해수욕장은, 사람도 많이 없고 물도 깨끗하기 때문에, 물에도 조금 몸을 담가보기로 했다.

 

우리는 튜브를 불어 챙기고, 무릎까지 담글 심산으로 바다에 나갔다. 하지만, 막상 바닷물에 들어가니 배꼽까지 첨벙, 담굴 수밖에 없었다. 더위를 한 번에 식히는 시원한 물과 파도 소리가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동해안이라 그런지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발이 푹푹 빠져 무서워서, 허벅지 중간쯤 되는 물 깊이에서 튜브를 탔다. (정확히 말하면 서로가 서로의 튜브를 끌어주었다...라는 것이 맞는 표현이겠다.)

 

젊은 여자 둘이서 수영을 하는 건 우리밖에 없었지만,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오래간만에 물놀이를 즐겼다.

 

하지만 6월 바다는 아직 꽤나 차가웠기 때문에, 금세 입술이 퍼레졌지만 말이다. 조만간 부모님과 함께 와서 이렇게 넷이 놀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며, 숙소로 향했다.

 

 

밥을 배부르게 먹고, 잠에 취해 펜트하우스 시청을 놓칠 뻔했지만 그럼에도 졸린 눈 비벼가며 드라마를 시청했고, 형광등도 채 끄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이만 보가 조금 안되게 걸었던 하루, 참 많이 피곤하지만 알찼던 하루였다.

 


 

셋째 날, 운수 좋은 날

 

강원도, 특히 속초에 올 때면 항상 현지인 분들께서 참 친절하시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나 이 날은, 한 선장님 한 분 때문에 모든 일정이 망가진 하루였다.


갯배 선착장 근처, 물회 맛집이라는 곳에서 우럭 미역국과 물회를 먹었다. 내 입맛에 물회는 매콤했지만, 그럼에도 맛있어서 쭉쭉 -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아마 물회 면이 메밀면이어서 더 그랬던걸 지도. 나는 자타공인 메밀 덕후다.)

 

밥을 시원하게 먹고, 어김없이 중앙시장에 들러 시장을 구경했다. 전날 식혜를 너무 맛있게 먹었어서, 이 날도 식혜 한 병 사들고 다녔다.

 

오늘은 서점 두 곳을 가는 날이었다. 이색적 서점이라고 해서 기대했지만, 내부는 사실상 여느 서점과 다를 게 없어 조금은 실망했다. 하지만, 서점 자체를 좋아하는지라 나쁘지는 않았다.

서점을 올 때면, 종종 공간이 주는 힘을 느끼곤 한다. 아늑하고 편안한 그 느낌, 서점만의 특유 느낌이 너무 좋다.

 


택시를 타고 이동해서 선크림 젤라토를 먹고, 속초 해수욕장에 갔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와 내리쬐는 태양, 더 싼 모자를 사러 근처 마트를 몇 군데 돌아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동생, 그녀를 따라가고 있는 (아니 따라가야만 하는) 나. 모든 것이 완벽하게 심기를 자극했다.

 

결국에는 내가 원하는 모자를 사지도 못했고, 모자 값도 다 엇비슷했지만, 조금이라도 경비를 아끼고 싶었던 동생의 마음을 아예 몰랐던 건 아니었기에 별말 없이 해변에 앉았다. 

 

우리는 예정되어있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실 사람 반 물 반이어서 별 그릴만한 게 없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이것저것 끄적끄적 그림을 그려나갔다. (결과는 대실패)

 

뙤약볕에 피부가 그을러 진다는 느낌이 들 때쯤, 우리는 예정되어있던 배낚시 체험을 하러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선착장에는 허름하지만 커다란 배가 수 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예약했던 배의 선장님을 뵙고 선착할 준비를 했는데, 선장님께서 '이 배 말고 옆 배를 타라'라고 하셨다. 영문도 모른 채 옆 배를 타러 갔더니, 예정시간보다 30분 뒤에 출발한다는 공지와 & 만 원을 더 내라는 선장님의 말씀이 머리를 강타했다. (심지어 만 원 더 내라는 말씀은, 30분을 다 기다린 뒤에야 말씀해주셨다.) 

 

대화를 시도해보려 했지만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고, 원래 타려던 선장님께 연락드려봤지만 이 선장님은 본인의 뜻을 절대 굽히지 않으셨다. 되려 우리에게 화를 내시기까지 했다.

 

만 원이라는 금액 때문이 아니라, 마치 우리의 잘못인 양 몰아가는 선장님의 말씀이 매우 불쾌+당황했다. 우리는 다른 체험객들의 여행까지 방해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환불받기로 하고 상황을 마무리지었다.

 

우리는 당황스럽다 못해 기운이 쭉 빠졌다. 유난히도 더운 날씨,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다닌 하루여서 더 지칠 대로 지쳤었는데, '차라리 잘됐다' 하며 숙소에서 3시간 낮잠이나 실컷 잤다.

 

눈을 뜨고, 또 중앙시장(동생이 참 좋아한다)에 가서 먹을 걸 사 왔다. 그리고 다시 별장으로 돌아와, 티비를 보며 식사를 했다. 밤에는 불꽃놀이를 하러 나갔다 오기도 했다.

 

이제 드디어 마지막 날이 다가온다. 

 

 


 

마지막 날, 날씨 요정아 고마워

 

이번 목금토일,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에 여행 전부터 울적했었지만 다행히도 우산을 펼칠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집에 갈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바다 안개가 자욱해지기 시작했다. 참 다행이다 싶었다.

우리는 눈 뜨자마자 별장을 깨끗이 싹 청소하고, 아점을 먹으러 오징어 난전에 갔다.

 

하지만 이게 웬 걸,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요일은 경매가 없어 오징어가 많이 안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먹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근처 생선구이집에서 해물찜과 모둠 생선구이를 먹었다.

 

급히 검색해서 들어간 음식점은 다행히도, 맛집이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속초에서 유명하다는 흰다정 카페에 갔다. 말차 빙수와 시그니처 말차 음료를 주문해 마시며 더위를 식혔고, 강릉행 버스에 올라탔다.

 

몇 달 만에 먹는 카페인이어서 그런가, 버스에서는 잠 한 숨 잘 수 없었다.

 

그렇게 뜬 눈으로 노트북을 두들기며 강릉에 도착해, 오늘 오전 진행했던 돌켓팅(돌체테리아와 티켓팅을 합친 말로, 돌체테리아 예약을 뜻한다. 예약이 어려운 유명한 빵집이라, 돌켓팅으로 불린다.) 빵을 픽업하러 다녀왔다. 그리고는 이내, 우리 집으로 가는 차에 탑승했다.

 

주말이라, 차는 생각보다 많이 막혔고, 탑승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멀미는 점차 심해졌다.

아무래도 노트북을 만진 것이 화근이 된 모양이었다.

 

우리는 휴게소에서 젤리를 구매해 먹으며 급히 응급처치(약간의 새콤한 젤리류를 먹으면 개인적으로 메슥거림이 줄어든다. 젤리를 황급히 욱여넣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한참을 웃었다.)를 하고, 뜬 눈으로 수 시간을 멍하니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여행이 모두 끝이 났다.

 

이번 여행은 내게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1. 동생의 입장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그 아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다소 존재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이해된다. 생각보다 나를 많이 배려하는 아이라는 것, 부당한 상황이나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 배고픔과 졸림을 생각보다 잘 참는다는 것(?), 내가 먼저 배려해주면 그 배려를 알아주고 되리어 날 배려해줄 줄 아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는 내가 더 많이 배려하는 것 같다며 서운해하기보단, 그 시간에 조금 더 동생을 배려해보기로 했다. 동생은 굳이 말로 내게 '배려해줘서 고맙다'라고 하지는 않지만, 행동으로 배려를 돌려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2.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 받아들이는 사람도 진심을 알아준다는 것을 직접 깨달았다. 흥부 한과 아저씨가 진심 어린 눈빛으로 본인들의 한과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안 살래야 안 살 수가 없었다. 입에 발린 서비스 멘트보다, 무심해 보이는 동네 아저씨의 얼굴에서 자부심 서린 눈빛은 마음을 움직였다. 나도 앞으로, 그저 친절한 사람보단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3. 바라는 대가 없이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모와 한 카페에 간 적 있는데, 카페 사장님은 고모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왜냐하면 고모는 주위 사람들에게 참 많이 베풀기 때문이다. 고모는 이번 여행에서도 내게 참 많은 것을 주셨다. 내게 어떠한 대가를 원해서 주신 게 아니란 것을 알기에 진심 어린 감사함을 느꼈다. 나도 고모처럼 바라는 대가/아쉬움 없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너무 너무 너무 아름답다. 설악산 권금성은, 살면서 참 아름답게 느껴졌던 곳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해외도 좋지만, 대한민국에도 아직 내가 보지 못한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다.

 

5. 공간이 주는 힘을 느꼈다. 속초 별장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집에 있을 때와 똑같이 앉아있는 건데도, 방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과는 사뭇 달랐고, 긍정적 에너지가 충전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6. 맛집의 음식은 '어디서 많이 먹어봤지만 아주 조금 더 맛있는 맛'이다. 근데 또 희한하게, 그 맛이 생각난다. 속초 막걸리빵을 처음 먹을 때도, 돌체테리아 빵을 먹을 때도, 단천식당 오징어순대를 먹을 때도, '그냥 내가 많이 먹던 음식에서 아주 조-금 맛있는 맛인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을 할까' 싶었다. 그런데, 그 맛이 다음 날 그리고 다다음 날에 생각이 나더라. 나도 모르게 '돌체테리아 택배배송', '속초 막걸리빵 레시피'를 검색하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7. 모든 건 처음은 무섭지만, 내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 케이블카를 처음 타기 전, 무서웠다. 게다가 강풍으로 인해 환불해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고 더 겁을 먹었었다. 하지만, 막상 타니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깊이 쑥, 빠지는 바다를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너무 무서웠지만, 첫 발을 내딛고 또 내딛다 보니 무서움이 사그라들었다. 모든 일에 있어서 너무 겁 낼 필요는 없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동생과 함께했던 특별한 여행, 오랜 시간 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도 있었지만, 그것이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조만간 부모님과 강아지들과 함께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여행 일지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이번 여행도, 조금씩 천천히 성장할 수 있었던, 긍정적 에너지를 담뿍 받아 올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